[아유경제_행정] 주택시장의 침체와 도시정비사업

입력 2024년07월24일 10시44분 양홍건 조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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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은 `도시환경 개선`과 `주거 생활의 질을 높이는` 목적으로 하고 있으나 일차적으로 `안정적인 주택 공급`이라 할 수 있다. 공공(국회 포함)은 주택 공급 방식을 다양화해 안정적으로 주택을 공급하려 하나 민간이 공급하는 주택공급량과 공공이 공급하는 주택공급량 간에 연계성이 부족한 경우 부조화가 발생해 주택가격에 큰 변동을 가져오게 한다.

도시정비법 제59조에서 "사업시행자는 정비구역의 안과 밖에 새로 건설한 주택 또는 이미 건설돼있는 주택의 경우 해당 도시정비사업의 시행으로 철거되는 주택의 소유자 또는 세입자를 임시로 거주하게 하는 등 그 정비구역을 순차적으로 정비해 주택의 소유자 또는 세입자의 이주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라는 순환정비 방식의 도시정비사업 등에 관해 규정한다. 또 도시정비법 제5장에서는 `공공재개발사업ㆍ공공재건축사업`을 규정해 공공이 도시정비사업에 간여할 수 있는 폭을 넓히고 있다.

이에 도시정비사업에 공공재개발ㆍ공공재건축을 도입해 민간과 공공의 주택 공급에 조화를 이뤄 순환정비 방식을 가능하게 했다. 그러나 기존 도시정비사업은 도시정비법에서 정한 순환정비 방식을 실현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대부분 사업지는 이주비 대출과 이사비 지급으로 소유자 또는 세입자의 이주 대책에 갈음했으며, 재개발사업은 영업보상을 추가했다. 아울러 각 사업지의 특성과 주택시장의 침체 등에 따라 사실상 사업지에 순환정비 방식을 적용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지난 5월 21일 대한주택건설협회는 주택 경기 호전 시기를 최소 1년 뒤로 예상하고 건설사들은 사업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DSR 등 금융 규제 완화 및 점진적인 금리 인하 등이 필요하다는 설문조사결과를 발표했고, 지난 주택시장의 침체 극복 방안을 검토하는 경우 대한주택건설협회의 설문조사 결과는 일반적인 사항이라 할 수 있다. 주택 수요 증가는 낮은 금리와 매매차익을 가져오는 주택가격의 변동폭에 좌우된다면 이는 공공이 주장하는 투기라 할 수 있어 논란이 될 수 있으나 주택시장은 시장 논리에 맡겨져야 한다.

공공은 주택 공급 정책을 발표해 주택공급량을 늘리지만, 공사비 급증으로 사실상 주택공급량의 증가는 요원하고 금리 인상으로 주택수요량 또한 급감해 미분양주택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건설사들은 자금난에 허덕이고 사업시행자는 추가부담금 압박에 토지등소유자 또는 시공자와의 갈등만 발생한다. 필자가 재건축사업을 추진한 곳 주변 사업지들은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하는데 10년 이상이 소요됐고, 시장에 주택을 공급하는데에도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따라서 주택 공급과 수요는 상시적으로 균형을 유지할 수 없으므로 장기적으로 민간과 함께 공공의 주택 공급 정책이 균형을 이뤄 도시정비법이 정하는 순환정비 방식이 가능한 사업이 돼야 한다.

주택시장의 침체는 양질의 주택을 공급하는 민간주택공급량의 감소에서 비롯된 것이다. 공공이 공급하는 주택공급량은 많은 부분에 있어 도시개발사업 방식으로 적기에 주택을 공급할 수 있지만 저소득층 등을 위한 임대주택 등이 주를 이뤄 양질의 주택을 공급한다고 할 수는 없다. 결국 주택시장을 안정화하는 것에 한계가 있고 오히려 주거생활 질의 격차를 벌려놓는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다.

도시정비사업은 도시정비법의 목적에 부합한 주택 공급을 위해 사업이 정상적으로 이뤄져야 하며, 이를 위해 사업 활성화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주택가격이 올라가는 추세를 보이나 이는 양질의 주택공급량 감소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 민간 부분의 주택공급량 감소는 주택시장의 절벽현상을 야기시켜 주택 수요에 있어 양극화를 가져오고 오히려 공공의 주택 공급 정책의 의미를 퇴색시키게 된다.

순환정비 방식은 공공이 공급하는 주택을 일반 도시정비사업의 사업 시기와 연동해 주택가격의 안정화를 도모하고 시장에서 공급과 수요가 균형을 이루도록 해야 한다. 미분양주택은 민간과 공공이 공급하는 주택량의 부조화에서 비롯되며 금리 인상은 이를 더욱 부추기게 된다. 따라서 주택시장의 침체는 도시정비사업의 침체에서 야기되는 것으로 공공이 지자체별로 장기적인 주택 공급 정책을 수립해 도시정비사업이 정해진 기한 내 성사되도록 하고 만약 토지등소유자들간의 갈등 등으로 사업이 지연되는 경우 공공이 도시정비법에서 정한 공공재개발ㆍ공공재건축에 적극 관여해야 한다.

시장의 실패는 그 실패를 민간에 전가할 수 없으며 오롯이 공공에 그 책임이 있는 것이다. 공공은 정비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정비사업지의 토지등소유자들이 사업을 시행하기를 바라며, 사업 기간을 단축할 기회를 부여하면서 그 책임을 다했다고 하지만 공공의 책임은 무한책임이다. 앞으로 신도시의 도시정비사업이 어떤 방향으로 진행되는가는 공공 역할의 평가와 사업 성공의 잣대가 될 수 있다.

주택 공급은 정파를 떠나 국민합의에 의한 정책을 만들어내야 한다. 정권이 바뀌더라도 변동이 있어서는 안 되며 국민이 예측 가능할 수 있도록 한다. 하지만 현실에서 국민합의를 기대하는 것은 요원하므로 최소한 도시정비법과 공공이 공급하는 주택 정책이 조화를 이뤄야 하며, 공공이 공급하는 주택의 질을 높여 수요를 확대하는 것이 시급하다.

전반적으로 주택시장의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도시정비사업을 활성화시켜야 한다. 도시정비사업은 금리 인하 등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야 하며 부가적으로 사업시행자에게 일정 이익을 가져다주어야 한다. 또 다수 사업지가 조화로운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민간과 공공의 주택 공급이 균형을 이뤄야 하며 일차적으로 순환정비 방식의 사업에 공공주택 공급 방식이 추가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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