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유경제_기획] 커지는 ‘영끌’ 리스크… 부동산 경매시장 활황?!

입력 2024년08월14일 16시33분 김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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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김진원 기자] 빌린 돈을 제때 갚지 못해 법원에 경매로 넘어간 부동산이 1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고금리 기조의 장기화 상황이 이어지면서 앞으로도 경매 건수가 더욱 늘어날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올 상반기 주요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연체액 규모 역시 급증하고 있는 것은 물론 지역별 양극화 현상도 보이고 있어 관계자들의 주의가 나오는 상황이다.

본보는 최근 들어 부동산 상승 기대감에 재차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아)` 수요가 늘고 있는 추세 속에 심상치 않은 부동산 경매시장 분위기를 자세히 조명해 봤다.

대출금 못 갚아 경매 넘어간 부동산 11년 만 `최대`
쏟아지는 집합건물 임의경매… 배경에 `영끌족` 지목

이달 5일 법원등기정보광장 자료 분석에 따르면 지난달(7월) 기준으로 토지ㆍ건물ㆍ집합건물 등을 포함한 부동산 임의경매개시결정등기 신청 건수는 총 1만3770건을 기록했다. 이는 전월(1만983건) 대비 25.4%p, 전년 동월(9328건) 대비 47.6%p 증가한 수치로 2013년 7월(1만4078건) 이후 11년 만의 최대치다.

임의경매는 채무자가 부동산을 담보로 돈을 빌린 뒤 원리금이나 이자를 갚지 못할 때, 저당ㆍ근저당권 등 담보물권을 가진 채권자가 법원 경매에 넘기는 것으로 자신의 채권을 회수하는 절차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원리금 상환이 3개월 이상 지체되는 경우 채권자는 별다른 법적 절차 없이 바로 주택을 경매에 넘길 수 있다.

먼저 지역별로 부동산 임의경매 건수를 살펴보면, 경기가 3371건으로 가장 많았고, ▲경남(1275건) ▲경북(1188건) ▲충남(985건) ▲부산(881건) ▲서울(828건)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부동산 중에서도 집합건물 임의경매가 가파르게 증가한 것이 눈에 띈다. 지난 7월 기준 집합건물 임의경매개시결정등기 신청 건수는 5484건으로 지난해 7월 3547건에 비해 54.6%p 증가하면서 2010년 11월(5717건) 이후 13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집합건물은 다세대주택, 오피스텔, 아파트 등 주거시설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부동산으로 해당 물건이 경매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다는 사실만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고금리 기조를 계속 이어가는 현 시점에서 주거시설이 경매시장에 쏟아졌다는 것은 2020~2021년 집값 상승기에 맞춰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부동산을 산 `영끌족`이 대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는 한계 상황에 다다랐다는 의미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유관 업계 전문가 역시 "임의경매는 채무자가 이자를 갚지 못해 은행 등에서 신청한 경우가 대다수로 그 중 집합건물 임의경매 물건이 쏟아진 배경에는 이른바 영끌족이 자리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과거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체에서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부동산을 산 영끌족이 대출 이자를 갚지 못한 결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주요 시중은행의 올 상반기 주담대 연체액 규모 역시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가뜩이나 연체가 지속되고 경매시장에 나온 부동산 규모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앞으로도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될 수 있다는 의미다.

지난 12일 금융업계는 KB국민은행ㆍ신한은행ㆍ하나은행ㆍ우리은행 등 주요 4대 시중은행의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주담대 연체액 규모가 1조877억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2021년 상반기 5793억 원을 기록한 것을 감안했을 때, 불과 2년 만에 5347억 원(87.7%) 늘어난 것으로 관련 통계 집계가 이뤄진 2018년 이후 최대치를 경신했다.

그야말로 `악순환`이다. 다수 전문가들은 주담대 특성상 금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데 지금처럼 금리가 높게 형성된 시점에서 빠른 시일 안에 당국의 정책이 금리 인하로 돌아서지 않을 경우, 이자 부담을 견디지 못하는 채무자들이 증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입을 모았다. 즉,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 이어질수록 집값 상승기에 사들였던 물건은 경매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현저히 높다.

"경매시장 지역 `양극화` 뚜렷"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 ↑… 지방은 전국 평균 못 미쳐

집값 선행지표인 경매시장에서 서울 등 수도권의 쏠림 현상, 지방과 양극화 현상 이 두드러지면서 심해지고 있다.

최근 경ㆍ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 `2024년 7월 경매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7월)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전달(92.9%) 대비 0.8%p 상승한 93.7%를 기록했다. 2022년 8월(93.7%) 이후 1년 11개월 만에 최고치다.

자치구별로 보면 송파구의 평균 낙찰가율이 105%로 가장 높았으며, 그 다음 마포구(100%), 강남구(98.7%), 서초구(91.2%) 등 순으로 높은 낙찰가율을 기록했다. 이에 반해 도봉구(82.4%)를 비롯해 강북구(85.5%), 노원구(89.9%) 등은 서울 최하위를 기록하며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를 나타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높은 열기가 보이고 있는 수도권 경매시장과 달리 지방의 경우에는 찬바람이 `쌩쌩` 불고 있다.

지지옥션 발표에 따르면 대구광역시 아파트 낙찰가율은 전월(84.5%)보다 2.3%p 빠진 82.2%를 기록하며 지난 5월(86.9%)부터 3개월째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대전광역시 역시 아파트 낙찰가율은 전월(86.1%)보다 4.1%p 떨어진 82%로 3개월 연속 내림세다.

그나마 부산광역시의 경우 전월 대비 0.3%p 상승한 78.4%를, 울산광역시는 1.1%p 오른 85.8%를 기록했다고는 하지만 광주광역시(94.4%)를 제외하고는 전국 평균(87.3%)에도 한참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는 "선호도 높은 단지의 매도 물량 감소와 호가 상승 등으로 인해 감정가(100%)를 웃도는 낙찰 사례가 증가하는 수도권과 달리 지방은 아파트값 약세로 시장에서 맥을 못 추고 있다"면서 "한동안 지방의 경매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나 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는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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