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유경제_기자수첩] 증가하는 ‘김호중 수법’, 음주범죄 처벌 범위 확대해 적용해야

입력 2024년07월19일 17시52분 정윤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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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정윤섭 기자] 음주운전 측정 공식인 `위드마크(체중과 마신 술의 양 등을 토대로 혈중알코올농도를 역산하는 공식)`에 대해 현행법상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가운데 악용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음주측정 및 처벌 적용 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김호중 사건 이후 실제 교통사고를 낸 뒤 음주측정 없이 도망치는 사건이 잇따라 경찰에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달 19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17일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내에서 전복 사고를 낸 A씨가 경찰에 자수했다.

해당 사건은 지난 13일 A씨는 운전을 하던 중 인도 위 가로등을 들이받고 차를 버린 뒤 도주했다. 특히 A씨는 사고 직후 차량에 핸드폰과 지갑을 둔 채 집에 귀가하지 않고 경찰 추적을 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음주 의혹에 대해 A씨는 완강히 부인했다. 그는 평소보다 수면제를 많이 복용했고 잠에 취해 사고 났는데 처벌에 대한 두려움으로 도주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경찰은 사고 직전 A씨가 해운대구 한 주점에서 나오는 모습이 담긴 확보한 CCTV 영상을 확보했고, 사고 전 3~4시간가량 해당 주점에서 머무를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가 음주를 했는지를 중점으로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앞서 지난 14일 인천광역시 도화동 일대 도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차량 추락 사고를 내고 도망친 혐의로 40대 남성이 붙잡혔고, 2일 전인 12일엔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전직 축구선수 이모(35)씨가 가로수ㆍ전압기 등 들이받는 사고를 내고 도주한 뒤 자택에서 붙잡히기도 했다.

이에 경찰 관계자는 "체감상 최근 음주 단속을 피해 `일단 도망가고 보자`라는 식의 피의자들이 많아진 것 같다"라고 토로했다. 음주측정 거부 후 피의자가 사고 현장을 벗아나 추가 음주하는 사건도 발생하는 등 일명 `김호중 수법`이 성행하는 분위기다.

이를 방지하고자 국회엔 경찰의 정확한 음주 상태 파악을 방해하기 위해 추가 음주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이른바 `김호중 방지법(「도로교통법」 일부 개정안)`이 2건 발의됐지만, 음주측정 회피 처벌이나 음주측정치가 있어야만 처벌이 가능한 「도로교통법」 조항 개정 움직임은 아직 없는 실정이다.

그간 끊이지 않는 음주운전으로 경각심을 깨우고 사고 예방을 위해 처벌 강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아직 개선되려면 갈 길이 먼 현실이다. 음주측정을 회피 및 거부하고 도주하는 행위에 대한 처벌이 음주운전 처벌보다 약하다는 법의 사각지대를 악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음주운전만 해도 기물 파손 및 인명피해를 발생시킬 수 있는 큰 사회적 문제인데, 처벌을 피하고자 도주 및 추가 음주 등은 괘씸할 정도다. 이는 우리나라 음주운전 처벌 수위가 세계적으로 약한 편이고, 음주운전 처벌보다 회피 및 도주했을 때 처벌이 낮다는 게 음주범죄를 뿌리 뽑지 못하는 주된 요인으로 보인다.

어떤 형태, 방식으로든 처벌 수위를 높일 수 있다면 아무리 판단력이 흐려지고, 결정이 단순해지는 음주 상태라도 감히 운전대를 잡고 운전을 한다던가, 사고 후 도주 및 추가 음주로 방해하는 행위 자체를 막을 수 있다. 이제는 자비보다 법으로 더 큰 책임의 벌을 받게 해야 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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