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정비사업의 경우 정보공개청구에 불응해 처벌받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으므로, 아래 사례를 참고할 만하다.
한 도시정비사업의 추진위원장이 2019년 1월 23일께 토지등소유자인 공소외인이 이메일로 발송한 `법무사 입찰 업체의 정관제안서 비교자료(이하 이 사건 자료)의 열람ㆍ복사 신청서`를 수신했음에도 15일 이내에 위 열람ㆍ복사 요청에 따르지 않았을 경우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 위반으로 처벌이 가능할 것인지 여부가 문제됐다.
이에 관해 대법원에서는(2024년 9월 12일 선고ㆍ2021도14485 판결) "①구 도시정비법 제124조제1항은 공개 대상 서류를 각호에서 구체적으로 열거하면서도 `관련 자료`의 판단 기준에 관해는 정하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 밖에 공개가 필요한 서류 및 관련 자료를 대통령령으로 추가할 수 있는 위임 근거 규정을 두고 있으므로, 구 도시정비법 혹은 그 위임에 따른 시행령에 별도의 규정이 없음에도 도시정비사업의 투명성ㆍ공공성 확보 내지 조합원의 알 권리 보장 등 규제의 목적만을 앞세워 각호에 명시된 서류의 `관련 자료`의 범위를 지나치게 확장해 인정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가 요구하는 형벌법규 해석원칙에 어긋난다(대법원 2022년 1월 27일 선고ㆍ2021도15334 판결)"라며 "위 조항에 열거된 서류의 진정 성립 판단을 위해 확인할 필요가 있는 자료나 해당 서류가 그 내용을 인용하면서 별첨한 자료 등 해당 서류와 불가분적 또는 직접적으로 관련된 자료는 위 조항에서 말하는 `관련 자료`에 포함될 수 있으나, 공개 필요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 `관련 자료`에 해당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어서 "위 조항 각호의 서류가 작성된 바 없어 공개 대상이 되지 않는다면, 해당 서류의 관련 자료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공개 대상이 된다고 볼 수도 없다. 한편, 구 도시정비법은 제124조제4항에서 같은 항 각호 및 같은 조 제1항 각호의 서류 및 관련 자료를 포함해 `정비사업 시행에 관한 서류와 관련 자료`를 포괄적으로 열람ㆍ복사의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제124조제3항에서 주민등록번호를 열람ㆍ복사 대상에서 제외하고 국토교통부령으로 열람ㆍ복사의 방법과 절차를 정하도록 위임해 그에 따라 도시정비법 시행규칙 제22조가 `열람ㆍ복사 요청은 사용목적 등을 기재한 서면(전자문서 포함)으로 해야 한다`고 정한 것 외에는 열람ㆍ복사 대상에서 제외되는 서류 또는 자료를 명시하거나 추진위원장 등이 열람ㆍ복사 요청에 응하지 않을 수 있는 사유 등을 규정하고 있지 않다"면서 "구 도시정비법은 토지등소유자 등에게 열람ㆍ복사 요청권을 부여함으로써 조합이나 추진위가 도시정비사업 시행에 관해 작성하거나 취득하는 등으로 보관하고 있는 서류와 자료 모두를 잠정적 공개 대상으로 정하고 있으므로, 추진위원장 등은 위 서류 및 관련 자료에 관해 토지등소유자 등으로부터 열람ㆍ복사 요청이 있는 경우 그 요청 방법이나 절차가 법령에 위반되거나 그 요청에 응하는 것이 다른 법률에 위반되는 것이 아닌 이상 15일 이내에 그 요청에 따라야 한다. 토지등소유자 등의 열람ㆍ복사 요청에 대해는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열람ㆍ복사 대상인 서류나 관련 자료가 위 법률이 정한 비공개 대상에 해당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②이 사건 추진위원회는 2018년 11월께 법률자문업무 등 용역을 수행할 법무사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내고 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참가한 업체들로 하여금 조합 정관의 초안을 제출하도록 한 다음,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인 공소외 회사에 의뢰해 위와 같이 제출된 조합 정관 초안들을 하나의 표로 작성한 이 사건 자료를 제출받았다"며 "`조합 정관 초안의 작성`은 추진위의 업무에 속하고(구 도시정비법 제32조제1항제5호ㆍ도시정비법 시행령 제26조제4호), 이 사건 추진위는 이러한 업무 수행의 일환으로 위 입찰의 기회에 입찰한 업체로부터 정관 초안을 제출받아 이 사건 자료를 작성ㆍ보유하게 된 것이므로, 이 사건 자료는 구 도시정비법 제124조제4항에서 말하는 `정비사업 시행에 관한 서류와 관련 자료`에 해당함이 명백하다"고 판결했다.
따라서 조합의 경우 도시정비사업 시행에 관해 작성하거나 취득한 자료는 모두 공개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정보공개청구 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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